ⓒ노경

 

ⓒ노경

 

ⓒ노경

건축주는 기능이 집약된 아파트 생활을 정리하고, 자연과 가까운 집을 짓고자 했다. 200평이 넘는 대지 위, 주변 자연과 어떤 방식으로 균형 있는 관계를 맺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화조풍월은 집 안팎으로 변화하는 자연을 담아내기 위해 다각적으로 시도한 결과물이다.

우선적으로 집과 자연이 맞닿는 접점을 넓히기 위해 외부 공간을 또 하나의 방과 같은 개념으로 인식하고, 전체 대지는 매스 배치가 아닌 평·단면 계획을 통해 공간을 만드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넓은 땅에서 집과 자연이 최대한으로 닿을 수 있도록 낮게 펼쳐진 단층으로 계획하고, 큰 지붕 아래 가족을 위한 공간을 배치했다.지붕을 중심으로 공간이 점차 확장되며 빛과 그림자, 소리, 계절, 시간 등 비물리적인 요소들이 공간의 단면적 형상을 구축하고, 공간 사이의 틈과 이를 감싸는 재료의 물성 등을 통해 화조풍월만의 분위기를 형성했다.

ⓒ노경

 

ⓒ노경

 

ⓒ노경

자연의 변화를 공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화조풍월은 전면에 위치한 큰 도로보다 높게 위치해있으며,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원경이 아름답다. 때문에 어지러운 근경과는 거리를 두고, 먼 풍경과의 적극적인 관계를 맺고자 시선을 조율할 수 있는 바깥 정원을 구획했다. 정원을 둘러싸는 담장은 건축물과 연결된 벽이자 시각적인 경계선을 그리지만, 하단과 상단의 틈으로 외부의 마당과 자연스레 이어진다. 틈 사이 낮은 영역에는 초화류 등을 식재해 녹음이 짙은 계절에는 정원과 마당의 경계가 흐리고, 빛이 낮게 드리우는 가을, 겨울에는 그림자의 음영이 그 경계를 또렷히 세운다. 정원의 가장 높은 영역은 띄어진 벽을 잡는 구조체, 캐노피 형식의 지붕과 벽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틈이 있다. 그 사이로 먼 풍경의 산세가 발을 들이고, 물 흐르듯 연결되는 산세는 조금씩 다른 높낮이의 지붕과 하나된다.

ⓒ노경

 

ⓒ노경

 

ⓒ노경

 

ⓒ노경

화조풍월은 넓은 대지의 중심에 한 가족을 위한 상징적인 공간이 자리하면서 시작된다. 일반적인 집 구조가 아닌 세대를 이어 가족을 연결해줄 수 있는 오직 '우리집'만의 이야기도 함께한다. 크게 비워낸 공간에서는가족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밥을 먹고, 공부를 하는 등 무엇으로든 채워질 수 있다. 노출콘크리트의 거친 마감은 해와 달을 보며 살고 싶다는 건축주에게 달의 표면을 연상케하는 은유와 감각의 장치다. 여기에 더해진 반원형의 거대한 천장은 최소한의 구조로 지지해 내부를 비워내, 창을 열면 안팎의 자연과 연결되는 '루(樓)'가 된다. 상징적 지붕 아래 무색무취의 명상적 공간은 가족들에게 온전한 휴식은 물론 특별한 기억의 경험을 공유하는 소중한 공간이 되어준다.


숲과 가장 가까운 산자락 끝에는 계절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느낄 수 있는 반외부 성격의 별채가 위치한다. 별채와 본채 사이 안마당은 시각적으로는 주변 자연과 가장 가까운 외부 공간으로써 본래의 환경을 경험하고, 최소한의 식재와 우드칩으로 후각적 감각을 동시에 자극한다. 가장 깊숙하고 사적인 안마당을 따라 가다보면 가족들의 휴식을 위한 명상실과 자쿠지, 침실 등을 연이어 만날 수 있다.

ⓒ노경

 

ⓒ노경

 

ⓒ노경

 

ⓒ노경

 

ⓒ한웅기

 

ⓒ노경

 

ⓒ노경

화조풍월은 원래의 자연과 만들어진 자연이 주인공이다. 자연을 담아내기 위해 최소한의 기능을 위한 공간으로 구획하고 비워냈다. 비워진 공간은 새소리와 꽃과 나무, 바람의 움직임들로 시시각각 다르게 채워진다. 공간을 에워싸는 노출 콘크리트의 서로 다른 질감은 각 공간의 감성과 주변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땅과 직접 닿는 기단부는 땅의 질감이 연속될 수 있도록 치핑 방식을 선택하고, 사람들의 손이 많이 닿는 중간 부분은 매끈한 합판 거푸집을 활용했다. 정원의 중간부는 계절의 변화와 빛의 움직임을 받아들이기 위해 거친 질감이 균일하게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표면 갈기 방식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가장 볕을 많이 받아들이는 상부는 각재 심기 후 탈거해 가장 거친 세로 줄무늬의 질감이 하루동안 드리우는 빛의 양에 따라 입체적으로 반응한다. 또한 세로 방향의 거친 질감은 주변 나무의 질감과 중첩되며 자연스럽게 동화된다. 자연과 가장 가까운 별채는 목재를 사용해 천연의 색에서 빛과 시간에 따라 점차적으로 노출콘크리트와 같은 회색으로 변화하는 자연스러운 시간의 흔적도 감상할 수 있다.

ⓒ노경

소수건축사사무소


WEB. www.sosu2357.com
EMAIL. 235711sosu@gmail.com
TEL. 02-461-2357
INSTAGRAM. @sosuarchitects_official

 

저작권자 ⓒ Deco Journal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